
요즘 이상하게 화려한 영화보다 “재밌었다” 한마디가 나오는 영화가 더 좋다.
예전에는 평점부터 찾아보고, 수상 경력까지 확인하고 영화를 골랐는데 요즘은 그냥 친구가 “야 이거 봤냐? 은근 재밌더라” 하면 그게 더 믿음이 간다. 실제로 그렇게 봤다가 만족한 영화가 꽤 많았다.
오늘 소개할 세 편도 딱 그런 영화들이다. 하나는 손에 땀나는 SF 스릴러, 하나는 생각보다 묵직한 모험 영화, 마지막 하나는 보고 나면 이상하게 햄버거가 먹고 싶어지는 블랙코미디.
셋 다 디즈니+에서 볼 수 있고, 장르도 완전히 달라서 그날 기분 따라 고르면 된다.
1. 에이리언: 로물루스 | 오랜만에 진짜 숨 참고 본 영화
나 원래 공포영화 보면서 겁은 많은데 궁금해서 끝까지 보는 스타일이다.
그래서 이 영화도 “에이리언 또 나오는 거 아냐?” 정도의 마음으로 틀었는데… 생각보다 훨씬 빡셌다.
스토리는 단순하다. 버려진 우주 정거장에 들어간 청춘들이 돈 벌려고 한탕 뛰려다가 인생 최대 실수를 하는 이야기다. 근데 이 단순한 설정을 분위기로 다 씹어먹는다.
영화 보면서 제일 많이 한 말이 이거였다.
“야… 문 열지 마 제발 좀......”
근데 꼭 연다. (뭔지 아시져..?)
좁은 복도, 깜깜한 환풍구, 갑자기 꺼지는 조명. 이런 게 계속 나오는데 놀래키는 방식보다 기다리게 만드는 공포가 훨씬 많다. 그래서 괴물이 안 나오는 순간도 긴장된다.
그리고 이번 주인공 레인이 마음에 들었다. 요즘 액션 영화 보면 처음부터 다 잘하는 주인공이 많잖아. 근데 레인은 계속 실수하고, 겁먹고, 살아남으려고 버틴다. 그래서 후반부에 성장하는 게 더 와닿는다.
솔직히 후반 20분은 긴장하면서 봤다 진짜로!!!
“이제 끝났네.” 싶으면 한 번 더 뒤집고, 또 끝났나 싶으면 또 뭔가 나온다. 영화관에서 봤으면 팝콘 들고 있다가 몇 번 떨어뜨렸을 것 같다.
SF 좋아하면 무조건 추천인데, 밤에 혼자 이어폰 끼고 보는 건 조금 말리고 싶다. 화장실 가는 길이 괜히 길어 보인다.
2. 혹성탈출: 새로운 시대 | 원숭이 영화라고 무시하면 아까운 작품
이 영화는 친구한테 추천할 때마다 꼭 듣는 말이 있다.
“원숭이 나오는 영화잖아?”
맞다. 근데 막상 보면 원숭이보다 사람이 더 생각난다.
배경은 인간 문명이 거의 끝난 미래다. 이제 세상은 유인원들이 중심이고, 인간은 소수만 살아남았다. 주인공 노아는 평범하게 살던 유인원인데 마을이 공격받으면서 처음으로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.
처음 30분은 진짜 눈이 즐겁다.폐허가 된 도시를 숲이 덮고, 독수리랑 같이 사냥하고, 유인원들이 자기들만의 문명을 만든 모습이 꽤 신선하다. CG라는 걸 알면서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.
근데 이 영화 진짜 재미는 중반부터다.
프록시무스 시저라는 빌런이 등장하는데 얘가 되게 흥미롭다. 시저라는 이름을 가져다 쓰지만 정작 시저가 남긴 가치는 하나도 안 지킨다.
보다 보면 괜히 현실 생각도 난다.
역사 속에서도 좋은 사람 이름 팔아서 이상한 짓 하는 사람들 많잖아. 영화가 그걸 은근히 건드린다.
액션만 기대하면 조금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다. 대신 세계관 좋아하는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.
나는 다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거였다.
“다음 편 언제 나오냐.”
그 정도로 후속작 궁금하게 끝난다. 과연 언제 나올 것인가.....
3. 더 메뉴 | 이 영화 보고 버거킹 갔다
이건 진짜 아무 정보 없이 보는 걸 추천한다.
나도 “고급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스릴러” 정도만 알고 봤는데 그게 오히려 좋았다.
커플이 외딴섬의 유명 레스토랑에 초대받는다. 손님은 열몇 명뿐이고, 셰프는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사람이다.
여기까지는 되게 그럴듯하다.
근데 첫 번째 요리 나오고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진다.
손님들은 음식 사진 찍고 감탄하는데 셰프 표정이 너무 무섭다. “맛있게 드세요”가 아니라 “오늘 다 끝났습니다” 같은 얼굴이다.
랄프 파인즈 연기가 진짜 대단하다.
소리 한 번 안 지르는데 계속 긴장된다. 반대로 니콜라스 홀트는 상황이 난리인데도 음식에 진심이라 너무 웃기다. 진짜 저 정도면 미
식가가 아니라 팬클럽 회장이다.
영화가 좋은 이유는 블랙코미디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는 거다.
웃긴데 불편하고, 불편한데 또 웃기다.
그리고 마지막 장면.
괜히 스포는 안 하겠는데 그 장면 때문에 영화 끝나고 진짜 햄버거 시켰다. 친구도 똑같이 그랬다고 해서 웃겼다.
러닝타임도 길지 않아서 부담 없이 보기 좋다. 오히려 다 보고 나면 “어? 벌써 끝났네?” 싶은 영화다.
오늘 하나만 고르라면?
이건 취향보다 그날 컨디션 따라 고르면 된다.
오늘 스트레스 제대로 풀고 싶다 → 에이리언: 로물루스
세계관 있는 영화가 보고 싶다 → 혹성탈출: 새로운 시대
뻔한 영화 말고 좀 특이한 거 보고 싶다 → 더 메뉴
근데 내가 친구한테 하나만 추천하라고 하면 아마 <더 메뉴>부터 얘기할 것 같다.
이 영화는 진짜 설명하기가 어렵다.
“재밌어?”라고 물으면 재밌는데, “무서워?”라고 물으면 그것도 맞고, “웃겨?”라고 물으면 또 맞다.
이상한데 묘하게 계속 생각난다. 강추강추! 안보신 분들은 꼭꼭 다시 한 번 보시길!!
그리고 하나 더.... 영화 보실때 미리 배민 켜두고 보십쇼...

